[국제] 日 안보법 통과 다음날, 윤 외교 "마찰 없는 이웃 국가 없어. 극복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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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0일 한일관계에 대해 "전세계 어느 지역을 봐도 이웃 국가들 간에 크고 작은 긴장과 마찰이 없는 곳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혜롭게 극복해 가느냐, 서로간 신뢰의 뿌리를 얼마나 깊게 내리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방위안보법안 참의원 통과를 강행한 바로 다음날 나온 발언이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양국의 문화교류 행사인 '한·일 축제한마당' 축사에서 "나무에게 우기가 건기가 더 중요한 이유는 더 많은 수분과 영양분을 얻기 위해 깊고 넓게 뿌리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간 관계도 이와 같다”며 이처럼 말했다.

일본이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윤 장관은 한일 간 갈등 극복을 강조한 메시지를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는 일본의 안보법 통과가 한일관계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양국이 잘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한·미·일 협의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수차례 확인했듯이, 우리의 동의 없이는 일본이 한반도 안보 관련 사안에 있어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동시에 일본의 올바른 역사 인식도 강조했다. 그는 "한일관계는 현대사의 불행했던 과거에서 기인한 어려움들이 현재까지도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오랜 세월 쌓아온 선린우호 관계와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올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 거듭나고 한일 양 국민이 세계시민으로서 우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꾸준히 쌓아야 한다. 50년 전 우리 선배 세대들이 한일관계의 대계를 설계했듯, 한일관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다시 큰 꿈을 그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장관을 비롯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명환 전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일본측에서는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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