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쇼, 체험놀이 … 대나무 오감만족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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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7일 전남 담양군 죽녹원을 찾은 학생들이 대나무 숲길을 걷고 있다. 죽녹원은 다음달 31일까지 열리는 세계대나무박람회의 주제관 역할을 맡는다. [프리랜서 오종찬]

17일 전남 담양군 종합체육관. 국내 최대인 가로 55m, 세로 11m짜리 스크린에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이 나타나자 관람객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2015 세계대나무박람회’ 주제 영상인 ‘뱀부 쇼(Bamboo Show)’의 한 장면이다. 오직 대나무 열매만 먹는 봉황의 설화를 통해 담양이 대나무의 고장이 된 유례를 알려주는 공연이다. 담양은 전국 대나무의 26%가 심어져 옛부터 죽향(竹鄕)이라 불렸다.

 45일 동안 자연과 생태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세계대나무박람회가 이날 담양에서 개막했다. ‘대숲에서 찾은 녹색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는 다음달 31일까지 현대인들에게 대나무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대나무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박람회 기간 내·외국인 90만 명이 담양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람회를 앞두고 담양군 전체는 거대한 대나무 전시장으로 변했다. 31만3000㎡ 크기인 행사장 곳곳을 대나무와 생태를 주제로 한 콘텐트들로 꾸몄다. 박람회장은 주제 체험과 주제 전시, 체험 교육 등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뉜다. 과거와 현재의 대나무가 지닌 경제·생태적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시물들이다.

‘담양=대나무’라는 인식이 탄생하게 된 계기들을 알려주기 위한 전시·공연들도 많다. 박람회 주제관은 전국적인 관광명소인 ‘죽녹원’에 차려졌다. 오감체험관과 미디어아트관·대나무관·문화체험 등 4개 주제관이 핵심 코스다. 주제관 곳곳에 설치된 테마길과 미디어아트는 탐방객들의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

 죽녹원 내 500㎡ 규모로 꾸며진 이이남 아트센터는 박람회의 핵심 콘텐트 중 하나다. 담양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가 대나무와 죽녹원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인 ‘신(新) 묵죽도’ 등이 관람객들을 이끈다. 김홍도와 강세황 등 선조들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도 설치됐다.

  관람 위주의 기존 박람회와 달리 체험 행사들도 많다. 체험놀이관에서는 대나무 과학 체험과 어린이 발명교실 등이 열린다. 주제영상관에서 상영되는 홀로그램 영상쇼인 뱀부 쇼는 ‘킬러 콘텐트’ 중 하나다. 영상과 뮤지컬을 결합해 대나무박람회의 메시지와 의미를 옛 이야기 형태로 풀어냈다. 박람회 기간 열리는 제10차 세계대나무총회에는 세계 28개국의 대나무 전문가들이 모여 100여 건의 논문을 발표한다.

 담양군은 1822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박람회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을 계획이다. 최형식 담양군수는 “박람회를 계기로 대나무를 21세기형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발전시키고 담양을 국제 대나무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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