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억원의 사나이' '제2의 앙리' 프랑스 출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공격수 앙토니 마샬(20)이 인상적인 데뷔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샬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 홈 경기에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일 이적료 3600만파운드(약 660억원)에 AS모나코(프랑스)에서 맨유로 이적한 지 11일 만이었다.
리버풀전 2-1로 앞선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선 마샬은 후반 41분 리그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왼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자신을 막으려는 골키퍼를 앞에 두고 차분하게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마샬의 쐐기골로 맨유는 리버풀과 '노스 웨스트 더비'에서 3-1로 승리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러 데뷔골까지 넣은 마샬을 향해 영국 텔레그래프 등 매체들은 '새로운 앙리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들이 언급한 앙리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널에서 통산 254경기에 나서 174골을 넣은 티에리 앙리(38·은퇴)다.
2010년 16세 이하(U-16)부터 프랑스 연령별 대표를 지냈던 마샬은 2011년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2~13 시즌에 유로파리그 키르야트 시모나(이스라엘)전에서 프로 무대에 공식 데뷔한 2013년 6월 550만유로(약 73억원)에 AS모나코와 3년 계약을 맺었다. 두 시즌동안 68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은 그는 빼어난 드리블 실력과 침투 패스로 '특급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마샬은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였다. 이적 시장 마감(1일)을 몇 시간 앞두고 맨유가 마샬을 이적료 3600만파운드에 데려왔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를 독일 레버쿠젠으로 이적시키고, 아드낭 야누자이를 독일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보낸 맨유는 공격력 보강을 위해 마샬 이적에 힘을 쏟았다. 마샬의 이적료는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에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마샬에 대한 맨유의 막대한 투자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마샬이 그만 한 가치를 지닌 선수인지에 대한 의문이 컸기 때문이다. 가치에 비해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거품 선수 논란'에 휘말렸다. 팀내에서도 기대보다는 의문이 더 컸다.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조차 지난 10일 "마샬의 이적료는 터무니없이 높은 게 사실이다. 마샬의 영입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차기 맨유 감독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맨유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도 "팀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솔직히 마샬의 플레이를 본 것이 거의 없다. 마샬에 대해 말할 게 없다"고 했다.
이같은 의문과 논란 속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마샬은 환상적인 데뷔골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일단 잠재웠다. 판 할 감독은 경기 후 "그를 판단하기엔 아직 시간이 짧다"면서도 "경기를 치르기에 적당한 시점이었다. 마무리 슈팅은 강렬했다"며 칭찬했다.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은 "엄청난 데뷔전이었다. 이번 데뷔골을 통해 그를 향한 의심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