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분화구, 얼음산이 담긴 '비운의 별' 명왕성 사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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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가 근접 촬영한 명왕성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것으로 지상 8만㎞ 상공에서 카메라에 담은 것들이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9년 반 동안 50억㎞를 달려 지난 7월 명왕성 최대 근접점을 지났다.

눈길을 사로 잡은 건 복잡한 명왕성의 지표면이다. 지표면 분화구는 물론이고 질소 얼음 등이 뒤덮은 산맥의 모습도 포착됐다. NASA 제프 무어 박사는 “명왕성 지표면은 화성의 그것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얼음산과 지표면 곳곳이 패어있는 모습은 과거 대기에 의한 풍화작용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낳고 있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다음 탐사 목표인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2014 MU69’로 날아 가고 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계 탄생과 관련된 비밀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빠른 속도와 낮은 중력으로 뉴 호라이즌스호는 소행성에 착륙하지 않고 스치며 비행한다. 탐사선이 지구로 사진 한 장을 보내는 데 최소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NASA는 명왕성 관련 사진을 모두 전송하는데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2006년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우주로 발사됐다. 2007년부터 7년 동안은 초기 속도만 유지하는 동면 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12월 깨어나 본격적인 명왕성 탐사 준비를 시작했다.

‘비운의 별’ 명왕성은 지구와 함께 태양계 행성으로 불렸지만 2006년 8월 지위를 박탈당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당시 행성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항성(태양) 주위를 돌고, 질량이 커서 공 모양을 유지할 수 있으며, 궤도 주변에 다른 작은 행성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왕성은 세 번째 조건에서 걸렸다. 자신의 절반 크기 위성인 카론과 맞물려 공전을 하는 탓에 지구와 달처럼 ‘주종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사진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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