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봉 따블”에 한국 조종사 이직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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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퇴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항공사들의 ‘러브 콜’ 때문이다.

 11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김상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한국인 조종사 퇴사자는 2013년 26명에서 2014년 27명이었으나 올해 1∼7월 42명으로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한국인 조종사 퇴사자가 2013년 24명→2014년 31명→올해 1∼7월 29명으로 증가세다. 두 회사와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등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한 조종사 퇴사자는 2013년 111명→2014년 155명→올 1~7월 138명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조종사는 대표적인 ‘고임금’ 직업이다. 대한항공 기준으로 경력 15년차 기장의 평균 연봉 실수령액이 1억5000만원이다. 대한항공 한국인 조종사 평균 근속연수는 16년, 아시아나는 14.1년이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종사들의 퇴사가 급증한 배경은 중국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스카우트 때문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연봉 2억~4억원에 주택, 자녀 교육지원, 세금 혜택 등 을 제안하며 한국 조종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7개 항공사 조종사 총원은 한국인 4631명, 외국인 543명이다. 퇴사자는 늘었지만 신규 여객기 도입에 따른 수요가 커져 한국인 조종사는 지난해보다 100명 이상 늘었다. 김 의원은 “숙련된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오랜 시간과 재원이 투입된다”며 “국외 인력 유출이 심해지지 않도록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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