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양계장 달걀 그만 … 자연방사란 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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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9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에서 양계장 달걀 사용을 중단하고,대신 자연방사(Cage-free) 달걀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자연방사 달걀이란 양계장의 좁은 공간에 가두지 않고 풀어놓고 기른 닭에게서 얻는 달걀이다.

 이번 계획은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진행된다. 당장 양계 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맥도날드는 미국에서만 연간 20억 개의 달걀을 구매하는 최대 수요처이기 때문이다. 양계업체 입장에서 하루아침에 자연방사 달걀 규모를 확 늘리기는 쉽지 않지만, 어떻게든 변화를 좇아야 할 상황이 됐다.

 자연방사 달걀로의 전환은 일차적으로는 비윤리적 양계장 사육을 반대해온 동물애호가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미지 개혁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빠르고 편리한 식사를 내세워 세계 패스트푸드 시장을 주름잡았던 맥도날드는 이제 건강에 해로운 ‘정크 푸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작년엔 매출과 순익이 동시에 감소하는 경영 고전을 겪었다. 이후 건강에 좋은 메뉴를 개발하고, 항생제를 먹인 닭 사용을 중지하는 등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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