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가 구급차로 국내 첫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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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처음으로 진해경찰서가 112 순찰차에 심장 응급 구조장비인 ‘자동심장제세동기(AED)’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 기기는 심장마비 등으로 심장이 정지된 환자에게 전기적 충격을 줘 되살아나게 하는 의료장비다.

진해경찰서는 관내 파출소 112 순찰차 10대 중 8대에 자동심장제세동기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진해경찰서는 진해보건소의 협조를 받아 제세동기 1대당 215만원씩 총 1720만원을 들여 8대의 장비를 구입했다. 또 이날부터 진해소방본부의 협조를 받아 파출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제세동기 사용 요령 등 응급처치 요령을 교육한 뒤 곧바로 현장에서 사용한다.

경찰이 순찰차에 제세동기를 도입한 것은 관내에 심장 정지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아서다. 지난해 경남에서 119 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한 환자 중 464명이 심장 정지로 사망했다. 이 중 창원시 진해구는 63명에 달한다. 올해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창원시 336명 중 진해구 사망 환자가 47명에 이른다.

박장식 진해경찰서장은 “경찰관이 119 구급대원보다 현장에서 환자를 더 빨리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제세동기를 도입하게 됐다”며 “그동안엔 심폐소생술 등 간단한 응급조치에만 머물렀는데 앞으로는 제세동기를 활용해 골든타임(5분) 이내에 응급조치를 해 소중한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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