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2題] 웨딩드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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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서울 청담동이 '웨딩드레스 렌털상가 1번지'로 떠올랐다. 고급 웨딩드레스 매장 30여곳이 모여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곳의 웨딩드레스 업체 관계자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고가품까지 빌려 입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가 대표적인 렌털품목으로 떠오른 것은 고가품으로 결혼식 때만 입는 옷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웨딩드레스 대여비는 자동차 등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예를 들어 청담동에서 5백만원짜리 웨딩드레스를 이틀 빌리는 데 보통 1백50만원 정도 한다.

청담동의 경우 웨딩드레스가 탄생해서 대여되는 횟수는 총 10회 안팎이다. 서너번 입고 나면 금세 표가 나기 때문이다. 실크 소재가 많아 훼손이 잘 되는 것도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젊은층이 개성과 유행을 중시하는 바람에 웨딩드레스 대여 수명이 더 짧아지는 추세다.

청담동이 유행을 앞세운다면, 아현동은 실속 상품을 자랑한다. 웨딩드레스 대여비는 청담동이 1백만~3백만원이다. 반면 아현동은 50만~1백30만원 가량으로 절반 정도다.

아현동 웨딩드레스 상가는 전성기인 1990년대 후반까지 국내 웨딩드레스의 절반을 공급했다. 하지만 최근 고급제품을 내세운 청담동 등 강남 웨딩드레스숍에 밀려 다소 위축됐다.

점포 수만도 한때 1백20여개나 있었지만 현재는 80여개 업소만 남았다. 그러나 최신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를 비교적 싼 값에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은 여전하다. 일본에서 원정쇼핑객이 찾아오는 등 국제적인 명성도 얻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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