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관계자 “긍정적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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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한 큰 산을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2일 “10월 말이나 11월 초를 포함한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그동안 중국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온 사안이다. 한국은 의장국으로 3국 정상회의 추진에 적극적이었고, 일본 역시 한·중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3국 정상회의 개최를 희망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이 중간에서 꾸준히 노력했다”며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내세웠던 사안이 3국 협력 복원인 만큼 방중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NHK 인터뷰에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일치한 내용에 대해 일본 측에도 사전 통지는 있었다. 다만 개최 시기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며 “연내 조기 개최가 일관된 목표였던 만큼 긍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3국 정상회의를 위한 큰 틀의 실무 절차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3국 정상회의는 고위급 회의(차관보급)→외교장관 회의→정상회의의 과정을 거쳐 열리는데, 지난 3월 한·중·일이 서울에서 고위급 회의와 외교장관 회의를 이미 했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릴 경우 과거사·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의 논의는 피하고 경제·사회 분야 협력에 집중한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열기로 한 만큼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즈음해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 북한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다. 개최지는 서울이나 제주도가 유력하다.

 ◆중국 외교부 홈피엔 ‘3국 정상회의’ 없어=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 “중국은 항상 한·중·일 협력을 지지하고 있다. 언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지에 대해서는 각 당사국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는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 내용이 빠졌다. 일본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3국 정상회의가 썩 내키진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외교가에선 나온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양측이 기본적인 방향은 조율하되 각자 입장에서 보도자료를 냈다. 중국은 정상회담이 많기 때문에 자세히 얘기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서울=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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