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대로는 정권교체 어렵다”…‘정풍운동’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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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2일 “국민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며 당 체질 개선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전날 문재인 대표가 주장해온 ‘소득주도 성장론’의 한계를 지적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소속 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북대학교에서 ‘공정성장을 위한 지역균형 발전’을 주제로 개최한 좌담회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졌고 양극화가 심화하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이는 능력 없는 박근혜정부의 한계이지만 더 큰 문제는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야당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특히 “당 혁신의 본질은 체질 개선”이라며 “당의 일대 변화와 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정풍운동이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야당 바로세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풍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낡은 진보 청산,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보수는 많은 부분이 달라도 하나만 같으면 힘을 모으지만 진보는 ‘대부분 같아도 하나만 다르면 적으로 여긴다’는 말이 있다”며 “배타주의와 증오를 버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 낡은 진보를 청산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번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부패척결과 관련해선 “비리에 대해 온정주의나 적당주의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며 “무관용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해야 하고 약자들의 가슴에 분노와 상처를 남기는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인재 영입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새 피의 수혈은 근본적 성찰과 반성 속에서만 가능하다. 지금은 투사나 전사가 아닌 집권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전날 ”‘공정성장론’이야말로 바람직한 해법“이라며 자신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반박에 나섰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수출 중심의 정책 기조를 전환해 내수 비중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경제정책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안 전 대표의 공정성장론에 대한 반론 성격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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