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부녀회가 중개업소 직접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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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부녀회가 자기 단지 내 부동산 거래를 전담하는 중개업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6월 말 문을 연 경남 창원시 대원동 시티세븐자이 단지내 시티사랑공인중개사사무소가 주인공이다.부녀회는 중개사 자격증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운영자를 모집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설립했다.현재 근무 중인 중개사는 3명이다. 이들 중개사는 지금은 무급으로 봉사 중이지만 수익이 많이 생기면 이 돈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아파트 단지 발전기금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자체 중개업소가 개설된 배경은 시티세븐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사실과 너무 달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시티사랑중개업소 정영애 소장은 "대형 평수 위주의 고급 단지다 보니 주변에서 질시가 적지 않았다"며 "특히 주변에서 사실과 다른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기도 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중개업소를 직접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소장은 "주변 중개업소에서 시티세븐 자이 단지가 건물대장에 오피스텔로 돼 있다는 이유로 중개 수수료도 거래금액의 0.9%를 받는 경우가 생겨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주거용 오피스텔도 엄연히 주택인 만큼 일반 아파트와 같은 요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티사랑은 시티세븐 물건에 대한 중개 수수료는 일반 아파트와 같은 비율로 받고 있다.

시티세븐은 컨벤션센터·호텔·대형 쇼핑몰과 함께 자리한 복합단지내 최고급 주거시설로 최고 43층 규모 4개동 건물에 188~445㎡형 1062가구다.건축법상 주거용 오피스텔로 허가가 났지만 실상은 아파트다.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옵션가 포함 1000만~2000만원 대로 비싼 편이었다.펜트하우스인 445㎡형은 내부가 최고급 옵션품목으로 갖춰져 실제 분양가는 20억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분양현장에는 전국에서 청약자가 몰려들어 프리미엄이 적게는 1000만원에서는 많게는 1억원이 붙을 정도로 투기가 심했다.

이런 연유로 시티세븐에 대한 창원 시민들의 인식은 좋지 않아 악평이 끊이지 않았다.오피스텔이어서 전용면적 비율이 50%에 불과하고 관리비도 많이 나온다는 소문에서부터 유리창이 많아 살기가 불편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사실과 달리 전용면적율은 81%대로 높고 관리비 또한 일반 아파트 수준이라는 게 부녀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창문은 많지만 열고 닫기가 편한 구조여서 큰 불편이 없다고 말한다.

이번 창원 시티사랑 중개업소 개설에 따라 앞으로 아파트 주민이 직접 중개업소를 개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민이 직접 중개업소를 운영할 경우 서비스 질도 좋아지고 중개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y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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