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생 뒤 관광객 41% 줄어 … 외국인 카드 사용 6월 이후 35%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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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여파로 상반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이용액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24일 신한카드와 한국문화정보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6%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외국인 신용카드 이용액(11조원)이 전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급증하던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신용카드업계는 이렇게 외국인 신용카드 증가세가 한풀 꺾인 이유로 메르스를 꼽는다. 올 들어 5월까지 외국인의 신용카드 씀씀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그러다 메르스 영향을 받은 6월 이후 카드 지출액은 35% 급감했다. 특히 6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나라별로도 결제금액의 증가세가 둔화됐다. 전체 외국인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의 상반기 지출액은 3조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2% 증가했다. 매년 60% 이상씩 증가하는 데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증가폭이 적었다. 일본(9000억원)과 미국(4500억원)도 약 10% 증가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쇼핑(2조8천600억원), 숙박(1조2천700억원), 음식점(4천200억원), 의료(2천100억원) 순으로 사용액이 많았다. 쇼핑 부문은 21.9% 늘었지만, 의료업종은 7.7%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조9900억원으로 1위였다. 서울에서 외국인이 사용한 카드결제 금액은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3700억원), 제주(2740억원), 부산(2720억원), 인천(2400억원) 순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외국인의 카드사용 데이터를 검토해보니 실제 시기·상황별로 유의성을 갖는 데이터가 분석되고 있다”며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외국인 신용카드 사용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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