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빚 40%대 출자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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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국내외 금융단이 가지고 있는 채권의 40%선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나머지 채권에 대해서는 만기연장(3년 이상)과 이자감면(연 5%대)을 추진하는 한편 정상화에 반대하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일부 채권의 대가를 현금으로 지급받고 나머지 빚을 모두 포기하는 채권매수청구권(캐시 바이아웃)을 행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9일 오후 운영위 실무자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향후 채권 관리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17일 전체 채권단 회의를 열어 투표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의결키로 결정했다.

시중은행장들도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오찬회동을 하고 앞으로 은행권이 중심이 돼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전체 채권 8조7천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금융단 채권 6조7천억원(투신.보험사 포함)중에서 43%인 2조8천5백억원을 보통주와 상환우선주.전환사채(CB) 등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은행권의 출자전환과 SK㈜의 외상거래대금 출자전환분인 8천5백억원으로 SK글로벌의 전체 부실 4조3천8백억원 중 3조원 이상을 메운 뒤 나머지 부실 중 1조원 이상을 캐시 바이아웃으로 털어낸다는 계획이다.

캐시 바이아웃을 통해 채권단에서 빠지게 될 금융사는 전체 채권의 3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들이 현금으로 받게 되는 비율은 ▶채권 전액을 신청할 경우 청산시 돌려받을 수 있는 가치(25.9%)보다 다소 높은 31.5%▶채권 일부만 신청할 경우 30%로 결정됐다.

예를 들어 1천억원의 채권이 있을 경우 정상화 계획에 찬성해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최고 4백70억원의 빚을 자본으로 전환해야 하며 이에 반대하면 최고 3백15억원만 돌려받고 나머지 7백억원은 탕감한 뒤 채권단에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자전환의 경우엔 최고 20% 이상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출자지분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게 돼 평가손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워커힐 호텔 등 최태원 회장의 지분 매각 등을 통해서도 정상화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 아래 조만간 구체적인 매각계획과 일정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 출자전환 규모가 너무 커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출자전환 비율을 30%대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전체 채권단 회의를 앞두고 막판 조정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홍병기 기자

<사진설명>
신동혁 은행연합회장(右)은 9일 낮 김승유 하나(中).홍성주 전북은행장(左) 등 시중.지방은행장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SK 사태와 올해 은행들의 노사협상에 대해 논의했다.[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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