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똑똑한 소비자로 키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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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부모님들은 자녀를 '똑똑한 소비자'로 키우고 싶어 하실 겁니다. 자녀들에게 가격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가격체계를 활용하길 권해드립니다.

이를테면 자녀들과 흔히 찾는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이 좋은 교육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왜 가까운 동네 수퍼마켓을 두고 멀리 떨어진 대형 할인매장을 찾는지 자녀들과 한번 얘기를 나눠 보세요.

또 같은 물건인 데도 왜 할인매장의 가격이 더 낮은지도 함께 얘기해 보세요. 공간이 넓은 할인매장은 물건을 살 사람과 팔 사람이 만나는 넓은 시장 역할을 한다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이 과정에서 생산비용과 유통비용이 낮아져 물건값이 싸진다는 사실 등을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이나 할인매장에선 흔히 문을 닫을 때가 가까워지면 갑자기 가격을 내리는 '반짝 세일'을 합니다. 특히 신선도를 중요시하는 채소나 과일 등의 식료품이 그 대상일 때가 많습니다.

매장 측으로선 그날 팔지 못하는 식료품을 보관하려면 별도의 보관비용을 들여야 하는 데다 그렇게 보관했다가 다음날 내놓아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차라리 가격을 낮춰서라도 당일 파는 것이 낫습니다.

반면 가급적 신선한 식품을 사려고 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늦은 저녁시간보다 차라리 다음날 아침에 물건을 사길 원합니다. 자연히 수요가 적어지지요. 자연스레 공급은 많고 수요가 적은 상황이 되고, 이렇게 되면 가격은 떨어집니다.

이럴 때 매장에선 반짝 세일을 통해 물건을 팔게 되고, 소비자는 싼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지요. 우리 주위엔 이처럼 시간과 장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자녀들과 이런 체험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일상생활의 이런 작은 체험이 자녀들에겐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소중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김인숙 한국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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