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해킹 … 한수원 이어 또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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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 대남공작기관 소속 해커들로 추정돼 온 ‘원전반대그룹’이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검찰이 9일 수사를 확대하고 나섰다. 앞서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8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이 담긴 청와대 대외비 문서 ‘전군 주요 지휘관 오찬 의전계획’ 파일을 공개했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해킹사건으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이 수사를 진행했지만 또다시 민감한 자료가 공개된 것이다.

 문제의 파일은 지난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군 수뇌부 오찬행사 관련 자료로 참가 인사들의 자리 배치도와 프로필 등이 포함됐다. 합수단은 원전반대그룹이 이 같은 청와대 내부 파일을 입수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IP(인터넷주소) 추적에 착수했다. 청와대 등 주요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해킹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합수단은 이번 공개도 북한 소행으로 새로운 팀이 투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8일 게시된 글을 보면 지난해 게시글과 달리 북한식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8일 게시글에는 “추운 겨울 한지에 떨 국민들을 위해서”라는 표현이 나온다. ‘한지’는 ‘가릴 곳이 없는 곳’이라는 뜻의 북한말이다. “지들의 명줄이 끊어질까 두려워” “지절구리고 있다” 등도 북한식 말투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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