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유네스코 한국 우려 반영"…"대통령 방미 중 북한 문제 중요한 합의 있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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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의 정당한 우려를 충실히 반영하는 형태로 결정됐다”라며 “이번 결정을 통해 우리는 역사적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협상 과정에서 한일 양국간 많은 난관이 있었으나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한일관계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협상 중 하나였지만 난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한 좋은 사례로서 앞으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실한 후속조치를 통해 양국관계가 선순환적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 등재를 하며 일본이 강제노동을 인정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관훈토론회는 이선근 관훈클럽 총무(연합인포맥스 사장)의 사회로 김의겸 한겨레 디지털부문 기자, 김희준 YTN 정치부 선임데스크, 박승희 중앙일보 정치부장, 이도운 서울신문 정치부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윤 장관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윤 장관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양국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그간 다방면에서 노력을 진행해 왔다”라며 “최근 들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가 나름대로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여년 간 정부 출범 초기에는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들이 활발하다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위기 요소들을 제대로 관리 못해 갈등이 시작되고 정권 말기에는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끝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라며 “현 정부는 이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기조하에 ‘안정적 한일관계 발전’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가지고 전략적 로드랩을 가지고 (한일 관계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협상과 전후 70주년 아베 총리 담화를 앞으로 한일 관계의 민감한 현안으로 꼽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와 마찬가지로 인내심을 갖고 이러한 문제를 하나씩 풀어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를 선순환적으로 개선시켜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서는 “금년 하반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이라며 “방미 계기에 북한 문제에 관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6월 14~1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으로 연기했다.

윤 장관은 “동북아 역내 갈등과 양자관계 개선을 위해 중점적인 핵심과제가 한중일 3국 협력체제의 완전한 복원”이라며 “금년 하반기 적절한 시기에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ㆍ미 관계와 한ㆍ중 관계를 모두 최상의 상태로 만들었다”라며 “전 세계에서 미중 양국과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는 사실 별로 많지 않다. 이는 우리의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이야기했듯이 상호 양립 가능하게 조화될 수 있다고보며, 또 그렇게 되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한미동맹과 한중관계의 조화로운 발전 사례로 중국의 방공식별 구역 선포시 한국의 대응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 결과문서 교섭과정에서 한미동맹 훼손 가능성이 문안을 중국과 교섭해 삭제 AIIB 설립과정에서 미중과의 소통을 통해 적기 가입 등을 들었다.

윤 장관은 “윈스틴 처칠은 ‘하늘을 나는 연은 순풍이 아닌 역풍에서 가장 높이 난다’고 했다”라며 “우리 앞에 순풍이 다가올지, 역풍이 다가올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는 3중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엄중한 역내 환경에서 비롯되는 도전과 제약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디지만 그렇다고 수동적, 체념적 태도라든가 냉전적 사고를 가져서도 안된다”라며 “정부는 외교환경의 엄중함에 대해 분명한 인식하에 전략적 로드맵을 갖고 일관성 있게 외교정책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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