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 의원, 명품시계 받은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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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기춘(59·3선·경기 남양주·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분양대행업체 대표로부터 명품시계 세 개를 받았다가 최근 제3자를 통해 돌려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해당 시계는 2000만원대의 롤렉스 시계 1점과 1000만~2000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 2점 등 시가로 5000만원 상당이라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박 의원이 보관하던 이 시계가 뇌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르면 주말께 박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정모(51·구속) 전 경기도 의원으로부터 “박 의원의 부탁을 받고 지난달 중순께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44·구속)씨에게 시계를 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씨는 지난 4일 증거 은닉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의원이 2011년 I사 대표 김씨로부터 “경기도 남양주 일대에 준공된 대형 아파트의 분양 대행을 맡게 도와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시계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게서도 “박 의원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I사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가 본격화하자 박 의원이 문제 될 소지가 있는 명품시계를 김씨에게 되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I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세 차례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달 2일 첫 압수수색 이후 I사 직원들 조사에서 범죄 증거가 일부 빼돌려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17일 I사 직원 6명의 자택을, 29일 김씨와 김씨 모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본지는 이날 박 의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박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검찰 수사 내용은 잘 모르고 박 의원은 범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백기·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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