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필」협연 이경숙교수|악보잊어 잠시동안 "불화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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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6,7일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2회의 내한 공연을 가졌던 「리카르도 샤이」지휘의 로열 필은 한국 음악계가 안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다시 노출시켰다.
발단은 첫날 로열 필과「베토벤」의『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를 협연한 피아니스트 이경숙씨(연세대교수)의 실수. 이씨는 연주시작 몇분뒤 제1악장에서 제1주제가 끝나고 제2주제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깜빡 악보를 잊었던것.
피아노가 중단된 시간은 불과 1분 미만이지만 연주가에겐 가슴아픈 실수였다
『황제』는 워낙 널리 알려진 곡이라서 실수를 알아차린 관객들이 많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대가들에게도 실수는 있다. 그 정도의 실수가 중견 피아니스트로서의 이씨의 실력에 의문을 제기케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음악평론가 박용구 이강숙 김형주씨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오히려 초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침착하게 연주를 끝낸 태도를 칭찬한다
문제가 되는것은 외국의 저명 교향악단이나 연주가들이 연주 당일 한국에 와 숨돌릴 사이도 없이 무대에서는 주최측이나 해당 악단의 무성의함과 불성실함이다 로열필의 경우도 연주당일 낮12시 한국에 도착, 하오7시 연주회에 앞서 겨우 5시30분에야 단 한번의 리허설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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