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산업설비 미국보다 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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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산업의 장래가 어둡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일본의 높은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을 뒷받침했던 최신 산업설비들은 상당기간의 투자위축으로 이제는 최대의 라이벌인 미국보다도 오히려 낡아버렸다.
일본통산성의 최근발표에 따르면 일본산업설비는 설치한지 평균 8·35년이 지나 미국의 평균 8·2년보다 처음으로 길어져다. 문제는 이같은 설비의 상대적인 노후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의 산업설비는 지난 73년 평균사용연수 6·65년에서 계속 낡아진데 비해 탁堅뮌?같은 기간중 9·2년에서 차차 신예화됐다.
특히 일본의 전후성장을 주도해온 분야의 설비노후화가 더욱 심하다. 제철소의 용광로 시설은 평균 10년이상 써온 것이고 폴리에틸렌 설비는 15년, 제지설비는 19년씩이나 됐다.
이처럼 설비가 낡게된 것은 일본의 높은 법인세율로 인해 기업의 투자여력이 줄어든데다 인건비상승, 개도국의 추격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함에 따라 투자의욕이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법인세율은 53%로 미국과 같은 수준이지만 각종 감면혜택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일본기업은 이익의 51·2%를 세금으로 낸데 비해 미국은 32·3%를 내 격차가 크다.
물론 일본기업이 투자에 손을 놓고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개발은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9%줄였던 기업들이 올해는 17%늘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증대는 전자·기계등에 집중돼있어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에 돌려지는 것은 적다.
이같은 투자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단련등 민간단체들은 법인세율 인하등을 건의하고 있으나 그것이 쉽지않은 것이 일본의 고민이다. 이미 걷잡을 수없이 불어나 버린 정부의 재정적자로 인해 감세는 거의 불가능하게됐다. 또 첨단산업에 대한 집중투자는 적어도 전통산업 쪽에서 보면 득이 될게 없다.
여기에 최근 수년동안 미국에만도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정도로 늘어난 해외투자도 내국산업면에서 보면 투자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일본은 아직도 미국에 비해 신규투자를 많이하고 있지만 그 격차가 급속히 줄고있는 실정이다. <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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