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경기포기로 양궁협회서 당황|열의 안보여 실망…재기가능성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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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여자양궁의 간판스타였던 김진호(현대중공업)가 대표선수선발전인 종합선수권대회 출전중 경기를 포기했다.
79년 서베를린, 83년 LA두차례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어 세계양궁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김진호는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과 금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친 뒤 실의에 빠진듯 연습을 중단,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진호는 대표선수선발전을 겸한 이번 제16회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 이러한 추측을 씻어버렸다. 1주일간 연습을 하고 나왔다는 김진호의 컨디션은 최악의 상태.
첫날 (70, 60m) 엔 45위, 그리고 이틀째 50m에선 46위에 그쳤다. 그의 최고기록에 훨씬 뒤진것은 물론 새까만 후배들에 밀리자 자존심이 크게 상했던지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기권이유는 『연습을 안했더니 피곤해서 못하겠다』는것.
김진호의 재기를 기대했던 양궁임원들은 아무리 연습부족이라지만 그렇게 기록이 나쁠수가 있느냐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돌연한 기권에 충격을 나타냈다.
딜레머에 빠진것은 양궁협회도중 기권한 선수를 대표로 뽑을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김진호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 관계자는 『그의 난조가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보다 열의라곤 보이지않는 그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하고 한 코치는 『이제 김진호만 믿고 끌려갈 필요는 없다. 다른 유망한 신인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니 전망은 더 밝다』 고 협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진호가 대표선수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앞서 그는 명예회복을 위해 86년, 또는 88년에 다시한번 나서겠다고 밝힌바있다. 따라서 이번 선발에서 제외되더라도 재기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의 자세가 고쳐지지 않고서는 대표팀복귀가 어렵다는것이 양궁인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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