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를 ‘태양광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한화그룹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화는 충북 진천에 1.5GW(기가와트) 규모 태양광 셀(폴리실리콘 소재를 가공한 태양전지) 공장을 올 연말까지 신설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화는 이 공장에 35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또 충북 음성에 100억원을 투자해 올 9월까지 250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모듈(셀을 모아붙인 판) 공장도 건설한다. 기존 모듈 공장과 합쳐 총 500MW 규모다. 한화 관계자는 “진천·음성에 신설 공장을 완공하면 95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공장 신설을 서두르는 건 넘치는 수요를 대기 위해서다. 한화는 지난 4월 미국 2위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와 내년 말까지 1.5GW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1.5GW는 단일 계약으로 사상 최대 규모 수주 물량이다. 대구시민(약 250만명)이 1년 동안 쓸 수있는 발전량이다. 한화 관계자는 “셀 공장 신축과 모듈 공장 증설을 통해 넥스트에라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하반기 중 충남 서산에 1만6500㎡(4991평) 규모 태양광 벤처단지도 조성한다. 태양광 실험 시설을 마련하고 태양광 관련 중기·벤처를 유치한다. 한화 측은 “장기적으로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연구개발)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달 22일 천안에 개소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센터에서 조성한 태양광 산업 육성 펀드에 1250억원을 투자한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