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켜고 아내는 두드리고, 베토벤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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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인 첼리스트 이강호(44·사진 왼쪽)씨와 피아니스트 이민영(오른쪽)씨가 베토벤 전곡에 도전한다. 첼로 소나타 다섯 곡을 모두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27일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 예일대에서 만나 듀오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무대에 같이 선 건 10년 전이다. 2005년 슈만·브람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을 연주했다. 이후 이강호씨의 독주회 대부분에서 듀오 연주를 선보였다.

 이강호씨는 “부부지만 치열하게 연습한다”고 했다. “남이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부분도 거침없이 서로 지적한다”는 것. 그는 “평소에 거의 싸우지 않는데 연습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솔직한 연습은 연주의 완성도를 높인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조율한 결과 앙상블 밀도가 높아진다.

 베토벤은 남편과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다. 이강호씨는 “베토벤 소나타는 첼로를 피아노와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은 첫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 어떤 듀오팀보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부부의 호흡을 보여주기 적합한 작품이다.

연주는 2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후속 연주 일정은 미정.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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