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멍게] 시큼쌉쌀한 바다의 속살 … 따뜻한 밥에 비벼 먹으면 제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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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바다의 향기를 담은 멍게의 제철이 돌아왔다. 단단한 껍질을 벗겨내면 달콤하고 쌉쌀한 맛을 머금은 속살이 미식가들을 반긴다. 멍게는 해삼·해파리와 더불어 ‘3대 저칼로리 수산물’로 불린다. 100g당 칼로리가 76에 불과한 데다 지방질 함유량이 2.6g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멍게 특유의 신맛을 내는 신티올(cynthiol)은 불포화알코올의 일종으로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멍게에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어 피로 해소와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멍게가 인지기능 개선에도 좋고, 인슐린과 동일한 작용을 하는 바나듐이 함유돼 있어 당뇨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

 학문적으로 멍게는 척색동물문 해초강 측성해초목 무척추동물로 분류된다. 멍게는 암석·조개 등의 표면에 붙어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본래 남해와 동해 연안에서 자연산으로 채취됐지만 1970년대부터 양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경남 통영을 중심으로 양식이 보편화됐다. 국내에 유통되는 멍게의 70% 이상은 양식으로 출하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멍게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도 꽤 올랐다. 멍게물렁증 탓이다. 수확 시기를 맞은 멍게가 기생충에 감염되면서 물러지는 병이다. 이 때문에 90년대 많게는 4만t에 육박하던 멍게 생산량이 지난해 1만t에 불과했다.

 당연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이마트에서는 봉멍게(손질한 것·150g)가 3980원이었지만 지금은 4980원에 팔린다. 가격 인상으로 ‘활멍게’ 판매도 활발해졌다. 이전에는 멍게를 손질해서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단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손질하지 않은 활멍게 상태로 유통하는 경우도 많다. 활멍게는 100g에 890원 선에 팔린다.

 이마트 권민희 대리는 “멍게의 맛을 잘 느끼려면 내장만 제거해 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손질한 멍게를 따뜻한 밥에 넣고 참기름·김과 함께 비빔밥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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