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차세대 휴대전화 국제제휴 성공한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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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삼성전자(제조업체), 보다폰(통신사업자), 퀄컴(칩 메이커)은 분야별로 세계 통신업계를 대표한다. 퀄컴이 최신 HSDPA 모뎀 칩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삼성전자가 상용 HSPDA 전화를 개발해 1억7000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보다폰에 독점 공급하는 것이 포괄적 제휴의 기본 구도다.

한국은 1990년대 CDMA 신화를 이룩한 바 있다. 그러나 유럽 시장에서 노키아와의 격차는 쉽게 좁히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폰이 유럽 업체들을 제치고 삼성전자와 손잡은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로선 세계 최고 통신장비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통신사업은 위험을 수반한다. 세계 최대 장비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손은 2003년 침몰 직전까지 갔고 미국 통신사업자인 월드컴은 아예 공중분해됐다. 시장을 잘못 예측하거나 도덕적 해이에 빠지면 여지없이 위기를 맞는다. 초기 투자비용이 엄청난 데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포괄적 제휴가 차세대 휴대전화 상용화를 앞당기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저력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 우뚝 서길 기대한다. 휴대전화는 이미 자동차.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 비중도 2000년 3.2%에서 올해는 10%에 육박할 전망이다.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될 전략사업이다. 차세대 휴대전화 사업은 앞으로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