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 자유화된 품목 올 들어 쏟아져 들어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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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 7월 1일 수입자유화 조치가 취해진 후 작년 말까지는 별로 늘지 않았던 자유화 품목의 수입이 금년 들어서부터 빠른 속도로 늘고있다. 자유화 조치이후 수입절차가 채 이뤄지지 않은 작년 말까지 6개월 간 전체 총수입 1백40억2천9백만 달러는 한해전 동기에 비해 12.9% 증가한 반면 3백5개의 자유화 품목은 이보다 4%가 낮은 8.9% 증가에 그쳐 4억4천7백만 달러였다.
그러나 금년 들어 3월말까지는 총수입이 72억2천6백만 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19.6% 늘어났으나 수입자유화 품목은 3억4천1백만 달러로 무려 6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정부는 물론 수입금지 또는 수입추천 등의 제한으로부터 자유화된 품목이기 때문에 이들 품목의 수입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각오했지만 워낙 수입증가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것이 더욱 가속될까 우려하고 있다.
작년 자유화조치를 결정하면서 정부는 71개 품목을 감시품목으로 지정하고 92개 품목에 대해서는 교역상대국의 비난을 무릅쓰고 35∼85%까지 관세율을 인상했으며 인기 품목은 자유화대상에서 많이 제외시켰던 것이다.
수입자유화 품목 중에서도 반도체 및 전기부분품은 전자업계 호황 때문에 금년 들어 3월말까지 작년동기보다 3백77% 는 것을 포함, 작년 7월 이후 1백27.6%가 증가했고, 소주원료인 조주정은 1백65.6% 늘어났으며, 이밖에 화물취급기계류·축전기부분품·천연색TV부분품·비금속제 조명기구·원면 등 10여개 품목이 증가를 주도했다.
상공부는 수입이 증가된 자유화 품목이 대부분 원자재 또는 자본재성 품목이어서 다소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금년 7월 이후의 자유화 품목 중에는 코피·초컬리트 등 인기·수입 민감 품목이 들어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그렇다고 해서 교역마찰을 무릅쓰고 정부가 나서서 관세율 인상 등의 보완대책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에너지 및 자원절약으로 근본적인 수입수요를 줄이고 민간주도의 수입절감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일반의 건전 소비풍토를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특별수입관리대책을 구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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