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외딸, 사회적응력 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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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미국에서는 한 자녀 갖기 풍조와 함께 외토리(독자)의 심리에 관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형제의 숫자·출생순서 등이 인간의 성격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러한 심리학의 연구 경향은「거쳐야할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외아들이나 외딸이 성장과정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은 부모의 집중적인 지지와 관심.
외토리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자신의 재능을 쉽게 개발할 수 있고 형제끼리도 경쟁할 필요가 없어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외토리 가운데는 개성이 뚜렷한 스타들이 많아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소설가「존·업다이크」,배우「마닐린·먼로」「앨·패시노」「앤터니·퍼킨즈」등 미국의 스타 중에는 외토리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외토리들은 집안에서 주로 혼자 지내는 일이 많아 외곬으로 짜지기 쉬운 역점을 지니고 있어 부모들이 이혼할 때 형제가 많은 경우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문제아가 되기 일쑤다.
또 외토리들은 요령 있게 견해를 밝히는 토론조차도 서투르기 짝이 없고 치열한 성적 경쟁에서도 미숙하다.
이러한 성격은 어른이 되고 난 뒤에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외토리들의 상당수가 조직생활에 적응하는 능력이 뒤떨어져 다른 사람과의 조그마한 마찰에도 쉽게 흥분하며 직장 상사를 뒷전에서 곧 잘 욕하기도 한다는 것.
또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취미생활을 충분히 줄긴 외토리들은 자칫 쾌락적인 행동만을 추구할 위험성도 있다.
이 때문인지 외토리끼리 결합한 부부의 상당수는 어린 시절의 외로움을 잊기 위해 둘 이상의 자녀를 갖기 원하며 결혼한 뒤에도 친척들이 생활 등에 떼지어 몰려들어 함께 축하해주는 일에 큰 감동을 받고 있다.
어쨌든 외토리의 인구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댈라스 대학의 심리학교수「멜빈·버크」박사는「외토리의 성장과정에서는 올바른 사회성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전제하고 외토리 교육법으로 ▲가능한 한 가정에서 친구를 초대해 노는 것을 적극 권장할 것 ▲이웃집 어린이나 친척 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통솔력 기르기) ▲과잉보호는 금물. 몸을 좀 더럽게 하거나 거칠게 놀아도 내버려 둘 것 ▲방과후의 각종 학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권장 할 것들을 기본수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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