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석달 수익률 31% … 강력한 경기부양 수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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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 하라.”

 1분기 펀드평가에서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펀드’로 해외주식형 수익률 1위(ETF 제외)를 한 삼성자산운용의 윤석(53)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30.9%로 상위권을 휩쓴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의 평균 성과(13.9%)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윤 부사장은 20년 넘게 시장을 분석한 금융 전문가다. 미국 회계법인 KPMG 회계매니저를 시작으로 크레디트스위스 한국지점과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총괄(CIO)를 맡았다. 그가 운용하는 자금만 운용사 최대 규모인 180조원(일임 자산 포함)에 이른다. 그는 “중국 본토 증시가 급격히 올라 단기적으로 쉬어갈 수 있다”며 “다만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입으며 중국 본토 펀드가 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주식형 1위 … 윤석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펀드’가 지난달 말 판매가 중단됐는데.

 “투자 한도가 초과돼 더 이상 신규 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에 내놓은 이 펀드는 중국의 신성장 정책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나스닥과 유사한 중국 선전(深?) 증시에 40~50%를 투자한다. 선전 증시가 올 들어 50% 가까이 급등했다. 더욱이 올해 선전과 홍콩 증시간 교차 거래를 의미하는 선강퉁이 열릴 것으로 예상돼 투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이 펀드에 약 1900억원이 몰렸다. 더 이상 자금을 받다가는 기존 투자 전략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 후강퉁보다 선강퉁 기대가 더 큰가.

 “지난해 11월 시행한 후강퉁은 상하이(上海)와 홍콩 증시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상하이거래소는 금융·부동산 등 규모가 큰 대기업 위주로 거래된다. 이와 달리 선전거래소는 인프라·정보기술(IT) 같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소기업 시장이다. 요즘 중국 정부가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중국 정부의 정책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선전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 다시 중국 펀드 붐이 일까.

 “본토 증시가 급격히 올라서 단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유망한 투자처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중국 경제는 절대 성장률은 높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기준 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펴면서 경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강력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신흥 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됐다.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자금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으로 몰릴 것이다.”

 -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아직까지 신흥 시장으로 눈에 띄게 자금이 몰리지 않는 것도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9월께 미국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미국이 수퍼달러를 버텨내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를 넘기고 나면 본격적으로 신흥 시장에 돈이 유입될 수 있다. 이보다 그리스 경제가 올해 가장 큰 변수다. 만약 그리스 구제금융이 해결되지 않고 유로존을 이탈하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히 클 수 있다.”

 - 중국 이외 투자 유망한 지역은.

 “그동안 정치적 불안으로 주가가 크게 빠진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년간은 기업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S6를 앞세워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또 앞으로 유가 급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업의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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