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이명박 시장 '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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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2일 서울시청을 예정에 없이 방문해 이명박 서울시장을 만났다. 시청 앞에서 열린 구세군 자선냄비 행사를 마친 직후다. 권 여사는 시장 접견실에서 이 시장과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화제는 청와대 생활, 불우이웃 문제 등이었다.

권 여사가 "손녀가 요즘 못하는 말이 없어 신기하네요"라며 신변 얘기로 운을 떼었다. 또 "얼마나 일을 많이 하시면 불도저 시장이라고까지 불리세요?"라며 시장을 추켜 올렸다.

또 이 시장이 "청와대 생활은 갑갑하지 않으세요?"라고 묻자 권 여사는 "행사 중심으로 일정이 잡혀 재미가 없어요"라며 "행사가 반복돼 처음에는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이젠 많이 익숙해요"라고 대답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시장이 맞붙었던 15대 총선도 화제에 올랐다. 권 여사는 "우리 종로에서 선거 한번 했었죠?"라며 당시의 일을 거론했고 이에 이 시장은 "그때는 정치를 잘 모를 때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권 여사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05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에 참석했다. 권 여사는 이 시장에게 "올해 북한에 풍년이 들어 식량사정이 좋아졌다고 들었어요"라며 "구세군에서 북한에 요구르트를 보내려고 계획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구세군의 크리스마스 씰이 잘 안 팔리네요"라고 하면서 "시장님이 아이디어를 내주세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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