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전 함참정보본부장 한나라 국제위 부위원장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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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 때 우리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의 교신 내용을 언론에 알린 뒤 전역한 박승춘(사진) 예비역 중장이 1일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박 부위원장은 경비정 침범 사건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을 맡아 군 정보의 최고책임자였다.

지난해 7월 14일 해군 함정은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등산곶 684호가 경고 무전에도 불구하고 북상하지 않자 포격해 퇴각시켰다. 당시 이런 작전 상황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신속하게 보고됐다.

하지만 해군작전사령부는 해군 함정과 등산곶 684호의 교신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핫라인까지 만드는 등 긴장완화에 노력하고 있는데 보고를 누락한 것은 '국기문란'에 해당된다며 강도 높은 조사를 지시했다.

박 부위원장은 보고 누락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언론에 교신 및 군 정보당국의 분석 내용을 알렸다. 군 정보당국은 '교신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등산곶 684호가 처음부터 NLL을 무력화하려는 치밀한 계획에 따라 행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 부위원장은 "끊임없이 NLL 무력화에 나선 북한 군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언론에 분석 보고서를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육사 27기 출신으로 군 생활 대부분을 북한정보 관련 부서에 근무한 박 부위원장은 군내에서 대표적 북한정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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