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판사 수 줄이세요" 하인츠 쇠흐 뮌헨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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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참여하는 시민의 숫자가 너무 많으면 판사가 시민들의 감정적 판단에 좌우될 수 있습니다."

하인츠 쇠흐(64.사진) 독일 뮌헨대 법대 교수는 시민 5~9명이 재판에 참여토록 한 한국의 국민참여 재판과 관련해 미국형 배심제보다 독일형 참심제가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참심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독일의 학계.시민사회는 대체로 시민의 재판 참여를 긍정적으로 본다. 첫째, 법원이 법률 지식이 부족한 시민을 위해 재판을 보다 쉽게 진행한다는 점이다. 둘째, 재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참심제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나.

"참심제가 나쁠 게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2002년 독일 헤센.작센주 참심원들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약 70%가 '참심제가 상당히 좋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교육 전문가들을 재판에 참여시키고 있는 소년 사건에서 성공했다."

-한국은 연고주의가 강한 사회다.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우려가 많다.

"우선 시민이 재판 참여 때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 참심원이 피고인과 연고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기피신청을 내야 한다."

-참심원들이 재판 과정에서 소극적인 것 같다.

"판.검사 및 변호사가 충분히 질문했다면 참심원이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 법정에선 고도의 절제가 필요하다. 참심제는 시민의 의견대로 판결이 나지 않더라도 시민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 판결이 나오도록 기여한다."

◆ 특별취재팀=김종문.하재식.김현경 기자 후원 : 한국언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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