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전쟁'에서 살아남은 NC

중앙일보

입력

 
6연승과 3연승 팀이 겨룬 '연승 전쟁'에서 NC가 살아남았다.

전날까지 3연승을 달리던 NC는 7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호준과 6과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1자책점)하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해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연승 감독들의 표정은 밝았고, 말투에는 여유가 있었다.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해 NC에 11패(6승)로 많이 졌다"며 "올해는 좀 더 이겨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요즘 해커의 공이 괜찮다. 6회까지는 던질 것"이라며 "전승을 달리고 있는 KIA와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팽팽했다. 두 팀은 5회까지 동점과 역전을 반복하며 연승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KIA 선발 스틴슨은 5회까지 3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제구가 다소 높았지만, 직구에 힘이 있었다. 6회 초 NC의 중심 타선을 상대한 스틴슨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테임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수가 99개에 이르렀지만 KIA 벤치는 스틴슨을 그대로 마운드에 뒀다. 기회를 잡은 NC 벤치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모창민에게 번트 작전을 냈다. 투수 앞으로 굴러간 타구를 1루수 필이 쇄도해 잡아 3루에 던졌다. 2루 주자 나성범은 3루에서 아웃이 선언됐고, 김경문 감독이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그대로였다. 그러나 NC에는 이호준이 있었다. 이호준은 스틴슨의 높게 제구된 공을 잡아당겨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렸다.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NC는 4-2로 앞서갔다. 7회 초 1점을 추가한 NC는 더 달아났다.

KIA도 연승을 달리는 팀답게 마지막 힘을 냈다. 8회 말 대타 이종환의 2루타에 이어 최용규, 필의 안타가 터지며 2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나지완과 최희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타선이 필요할 때 타점을 올려줬고, 해커가 잘 던져줬다"며 "첫 번째 경기는 꼭 이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NC 4번타자 테임즈는 4회 초 시즌 4호 솔로 홈런을 추가해 강민호(롯데)·박병호(넥센)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테임즈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틴슨의 컷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는 125m짜리 대형 홈런을 기록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테임즈의 홈런은 올 시즌 KIA의 첫 피홈런이었다. 연승 기간 동안 턱수염을 깎지 않았던 김기태 감독은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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