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데 … 독감 환자 한겨울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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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초등학생 정모(8·경기도 용인시)군은 지난 3일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온몸이 쑤시고 아픈 몸살 증상을 보였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B형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군 어머니 박모(35)씨는 “요즘처럼 따뜻한 봄 날씨에 아이가 독감에 걸릴거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때아닌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월 4주차(22일~28일)에 신고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증상 보이는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31.1명이다. ‘유행’ 판단 기준인 1000명당 12.2명의 2.5배다. 이 가운데 7~18세 어린이·청소년 환자는 53.9명으로 한겨울인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유행하는 독감은 2009년 ‘신종플루’로 불렸던 A형 인플루엔자와 B형 인플루엔자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특징이고, 인후통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도 동반한다. 독감은 추울 때 유행하다 기온이 올라가면 수그러드는 게 일반적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온이 올라갈수록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관리과장은 “봄철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의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고열의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는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통상 수일 내에 증상이 크게 완화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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