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과 제자들의 화목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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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도 웃었고, 제자들도 웃었다. 프로배구 남자부 포스트시즌은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과 그의 가르침을 받은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 그리고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의 훈훈한 맞대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신치용 감독은 18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미디어데이에서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신 감독은 "김세진 감독과 1991년 국가대표에서 처음 코치와 선수로 만났고, 신영철 감독은 1987년 한국전력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났다.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왔다. 두 사람이 초창기 멤버로 팀을 잘 다져서 지금의 삼성화재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감독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왕이면 나와 함께 오래 한 사람에게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 편하게 결승에 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도 "한전에서는 선수-코치, 삼성화제에서는 플레잉코치로, 대표팀 코치로도 오랜 기간 인연이 있었다. 사석에서는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김세진 감독도 평소에는 '세진아'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다. 코치 생활도 하지 않고 감독으로서 성공한 걸 보면 '신치용 감독님 밑에서 잘 배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막내인 김세진 감독은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 나올 수 있는 모든 걸 끌어내겠다"며 승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정규시즌 2위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플레이오프(3전2승제)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신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오늘 두 감독과 소주 한 잔 하기로 했다. 분위기를 깰 수 있기 때문에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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