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놓친 박주영 MVP도 내줄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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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박주영 신드롬'으로 시작한 올해 K-리그는 '이천수 폭풍'으로 막을 내릴 것 같다. 이천수가 인천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해트트릭 포함, 3골.1도움의 원맨쇼를 펼침으로써 K-리그 최우수선수(MVP)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울산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스페인에 진출했다 쓰라린 실패를 맛보고 돌아온 이천수는 후기리그부터 본격 출장, 정규리그 12경기에서 4골.3도움에 그쳤다. 반면 박주영은 전기에서만 8골을 터뜨렸고, 12골.3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박주영이 사상 처음으로 득점왕.MVP.신인왕을 독식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박주영은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더 이상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반면 이천수는 성남과의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만 3골.3도움을 추가했다. 7골.6도움을 기록한 이천수는 "프리킥 감각이 절정이다. 2차전에서도 골을 노리겠다. MVP는 받아본 적이 없지만, 주신다면 고맙게 받겠다"며 MVP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박주영은 득점왕도 놓쳤다. 마차도가 챔피언전 1차전에서 두 골을 넣어버렸기 때문이다.박주영 본인도 상심했겠지만 역대 K-리그 득점왕 출신 모임인 '황금발' 회원들도 아쉬움이 컸다. <본지 11월 26일자 21면> 득점왕에게 줄 황금발 트로피를 만들어 놓고 국내 선수가 받기를 바랐지만 지난해(모따)에 이어 또다시 브라질 출신이 득점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인천=정영재 기자

◆ 김정남 울산 감독=인천이 포백으로 나올 것을 예상했고, 포백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가는 지난 성남전에서 테스트를 마쳤다. 이천수가 계속 살아나고 있어 기쁘다. 이천수는 이제 괜찮게 축구하는 선수가 아니라 정말 잘하는 스타다.

◆ 장외룡 인천 감독=5-0 감독이 안 된 게 천만 다행이다. 선수들이 상대를 과대평가한 나머지 전반 내내 긴장을 풀지 못했다. 우리 작전은 개인의 능력 차를 그룹 능력으로 대처하는 것이었는데 개인차가 워낙 크다 보니 극복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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