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왜 나만 말 못하게 해'라고 말하기 전에…

중앙일보

입력

왜 나만 갖고 그래.

이 말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격화되었을 때 유행했던 말입니다.
노 대통령은 [의원들은 자유롭게 말을 하면서, 왜 나에겐 말을 못하게 하나.]라고 합니다.
니들은 할말 다하면서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것입니다.
어쩐지 좀 조용하다 싶었더니 말을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입이 근지러워 말을 못하게 한다는 말까지 하고 말았는데 애들에게 [엄마한테 이르지 마.]라고 말하면 이르지 말라는 말까지 이르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런 정도의 사적 대화까지 나와야 하는 것은 결국 수준의 문제입니다.

6-70대의 선배들 세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부모를 공양하고 나라의 산업화를 일구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후배들에게는 꼴통취급을 받고 있고 자식들에게는 버림받고 있습니다.

나라의 중추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4-50대는 선배들을 제대로 대접도 못하고 2-30대 후배들에게 존경도 받지 못하는 불량품 세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선배들이 일군 경제를 IMF를 불러들일 정도로 망가트렸고 자신들이 져야할 부담은 후배들에게 빚으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후배세대들은 혜택도 없는 부담은 싫다고 노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386으로 대표되는 집권 세력은 책임은 전임자들에게 떠넘기고 후배세대들을 위한 계획은 없습니다.
기껏 만들었다는 250여 개의 로드 맵은 메모 쪼가리에 불과한 쓰레기 아이디어들이었다고 하니 지난 2년 반 동안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그들이 과연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부담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현 집권 세력들에게 후대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파이가 있어야 분배도 되는 것이고 성장이 있어야 나눔도 있는 것인데 빵을 만들지도 못하고 만들 생각도 없는 노 정권이 분배라는 미명 하에 자기 쌈짓돈 쓰듯 세금을 쓰기 시작하면 그 부담은 결국 젊은 세대들에게로 돌아 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을 위해 퍼주는 것도 결국은 젊은 세대들의 빚으로 돌아옵니다.

노 대통령은 박대통령도 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말을 했다고 하나 아마도 노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예는 되도록 들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로 수준을 비교할 수 없는 대통령과 비교해야 하는 국민 생각도 좀 해 줄 때가 되었습니다.
박대통령의 담화는 대개 중대 국면에서 나라의 방향을 정할 때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국민 역량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노 대통령의 담화 아닌 편지나 사적 푸념 형식의 말들은 국민들에게는 공해로 인식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노 대통령이 입만 열면 그 말이 바로 유행어가 된다는 말들을 하겠습니까?
왜 나만 말못하게 해~~
요 며칠 사이에 히트 친 유행어입니다.
대통령이 개그맨이 아닌 다음에야 개그스러운 말들을 계속해서 히트시킨다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닐 것이고 그런 개그스러운 발언들 때문에 말을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 국면에서 국민들을 웃긴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무능력한 노 정권에게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느냐, 또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물론 노 정권의 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 또한 그런 질문을 하기에 앞서 그런 정권을 선택한 자신들의 책임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위에서 보면 노무현 찍고 손가락 잘랐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노 대통령은 [본래 반대자들에게서 나오는 비판은 별게 아니다. 본고장에게 비판이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YS 찍은 손가락이 영도다리 밑에 둥둥 떠다니면서 YS는 끝났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노무현을 만든 20대의 바다에 노무현을 찍은 손가락이 둥둥 떠다니면서 노무현은 끝났습니다.

왜냐하면 노무현은 20대들에게 미래를 보여 주지 못했고 그들의 미래에서 그들의 돈을 끌어다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 세대의 창고를 고갈시켜 가면서도 그 창고를 채울 방법을 일러 주지도 못하고 수단을 준비해 주지도 못함으로써 자신의 미래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 미래세대의 물음에 답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선택했던 노무현이라는 신기루가 결국은 자신들의 미래를 통째로 뒤흔들 수도 있는 불량품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왜 허구적이고 구호만이 가득 찬 개혁이 아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실제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다음세대가 감성이 아닌 실질을 중시한다면 또 한번의 국면 전환이 불가피 합니다.

왜 선배들이 어려운 시대를 살면서 묵묵히 견뎌왔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구호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하여 선배들이 묵묵히 흘렸던 땀의 댓가를 딛고 서 있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한다면 젊은이들은 단호히 건달 정권을 거부해야 합니다.

노 대통령은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말을 하기 전에 자신이 왜 그런 말을 듣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찬양하고 아부만 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나는 옳은데 국민들이 몰라준다는 생각이라면 더 볼 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말대로 본바닥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으므로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젊다는 것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다음 세대가 실패를 거울삼아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한다면 나라의 미래도 밝아 질 것입니다.

선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교육을 받고 풍요를 누린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반성할 것인지 그리고 자신과 조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옵니다.

결국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고 선택도 그들의 것입니다.[디지털국회 이수안]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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