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아작품 상설전시판매|「예쁘랑」개관기념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정신박약아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판매하는 곳이 마련돼 정박아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있다.
서울인사동 4거리 근처에 자리한「예쁘랑」이 바로 그곳. 10평규모의 아담한 실내엔 서툰듯 하지만 결코 서툴지 않은 목공예작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작업을 통한 치료」를 신조로 7년전부터 자비로 정박아 기술지도를 해온 조각가 박찬갑씨가 80년설립한 정박아직업훈련원 원생 25명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박씨가 상설전시장을 마련한것은 지난6월 일반인과 정박아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생계도 꾸려갈 수 있는 상설전시장 마련을 소망하던 그는 서울국제부인회·미국부인회·YWCA 국제친선부등이 열어준 바자회의 수익금을 모아 드디어 「예쁘랑」을 마련하게 된것.
전시장에는 차상·함지박·고비·탈·옥연·구절판등에서 이쑤시개통에 이르기까지 목기로된 생활용품이 대부분인데 까맞추기·색칠하기등은 정박아들에게 불가능한 작업이어서 일반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는 크리스머스를 주로한 개관기념전을 가질 예정.
모두 목판화로 훈민정음·십장생도 30여종의 카드를 선보이게 되는데 원생들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작업해왔다. 이 카드는 8백∼1천원씩 판매된다.
특히 이번 개관전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은 기숙사의 난방시설에 쓰일 예정이다.

<홍근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