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격표시제」흐지부지| IPU·ASTA등 행사 끝난뒤 행정지도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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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스타(ASTA·미주지역여행업협회) 및 IPU(국제의회연맹)총회기간중 행정지도로 시행됐던 시장의 가격표시제와 친절봉사가 행사가 끝나면서 행정지도중단과 함께 흐지부지돼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아스타 기간중 한국에 호감을 느낀 외국인이 우리의 시장을 다른 외국인에게 소개해 보낸다해도 여전히 나쁜 인상을 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서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아스타총회와 뒤이어 열린 IPU총회에 대비해서 동대문·남대문·광장·이태원등 4개 시장을 외국관광객 쇼핑코스로 지정. 8월l일부터 가격표시제를 실시케하고 시장 청소를 깨끗이 하며 친절히 봉사하도록 했다. 또 상인들에게 외국어회화교육을 시키고 통역을 배치하고 노점단속도 했다. 그러나 행사가 끝나자 지도·단속기관인 서울시가 손을 놓았으며 이에 따라 물건값 깎아주기, 불친절 등이 되살아나고 있다.
더우기 시장화장실에 걸렸던 비누·수건·휴지가 자취를 감추고 운행되던 애스컬레이터도 섰고 통역도 사라졌다.

<가격표시제>
4개 시장가운데 가격표시제가 철저히 실시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아스타총회를 앞두고 서울서는 물건값을 깎아주는 행위가 적발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벌금을 물리겠다고 엄포를 놨으나 일부상인들은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여전히 표시가격의 10∼20%정도를 깎아준다.
어떤 점포는 아예 가격표시를 하지 않은 곳도 있다. 행정지도가 중단되면서 이런 가게는 점점 늘고있다.
동대문시장 A동에서 옷감장사를 하는 박모씨(38)는 『한복감 한벌의 경우 3만5천원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으나 원가는 2만7천원으로 그사이에서 얼마가 남든지 팔고 있다』 고 말했다.
10월초 관광차 한국에 들렀다 이태원에 쇼핑을 나왔다는 「B·내슈」씨 (제주인) 는 「가격표시 1만6천원 짜리 신발을 4천원 깎아 1만2천원에 샀다』 고 말했다.

<청소·화장실>
아스타개최 직전에는 서울시와 구청에서 시장외 환경정비를 독촉, 많은 돈을 들여(동대문시장의 경우 4억3천만원)변소를 개량하고 간판을 고지고 색칠을 새로 했다.「 또 매일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 외국인들에게 불쾌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도 아스타가 끝나고 단속의 손이 내려지자 도로 지저분해졌다. 각시장의 공중변소에는 아스타 기간중 비누·수건·용변용 휴지 등이 비치돼있었으나 총회가 끝나면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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