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376>성인병 윤방부<연세대 가정의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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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의사로서 인간의 인체를 해부도 해보고 또 여러가지 질병을 찾아내어 치료도 하고 사망자의 곁에서 밤샘도 하지만 그러면그럴수록 인간이야말로 너무나 완벽한 신의 작품임을 실감하게된다.
우리몸의 어떤 기관이든, 어느 부위이든 필요한 기관은 없다. 얼굴은 열굴대로, 손은 손대로, 또 밥통은 밥통대로의 기능과 특징을 갖고있다.
하찮아뵈는 아주 작은 몸의 털, 즉 머리카락, 겨드랑이 털, 생식기 주위의 털도 그나름대로의 기능이 부여돼 있다. 또누구나 쓸모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는 손톱·발톱도 그런대로외 생리적 기능과 사회적 역할을 갖고 있다.
손톱은 그런대로 특수한 기능을 갖고 인간을 돕는 경우가 많지만 발톱은 돕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에게 질병을 주는 경우가 더 많은것 같다.
손톱·발톱이 잘못 자라서 생기는 병, 특히 발톱이 잘못된 방향으로 자라서 살속으로 파고드는 겅우가 있다. 이것을 쉽게말해 발톱이 살속을 파고드는 질환」 (Ingrowing toenail)이라고 부른다. 이 질환은 상당한 통증이 있어서 건드리기만해도 자지러 질듯이 아프다. 또 부어 오르고 고름이 나와서 신발을 신을수 없으며 보행하기조차 힘들게된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전체환자 9천5백명중 약13%가 이 병이었다고 한다. 이 질환은 엄지발자락에 제일 많이 생긴다. 이것이 생기는 가장 큰원인은 발톱을 깎을때 너무 짧게 깎는 때문이다.
이외에 이 발톱병이 잘 생기는 원인으로는 첫째, 발톱이 두껍고 둘째, 발톱모양이 변형된 경우이며 세째, 당뇨병등 다리에 신경성·혈관성 병이 있을때다. 예를들어 핏줄에 경화증이 있는 경우다. 네째는 발의 위생을 청결히 하지 않을때 다섯째, 발의 땀을 충분히 증발시켜 말리지 않을때 여섯째, 발가락끝이 위로 치솟아있을때 등이다.
이러한 발톱병은 뾰족한 발톱이 살속을 파고들어갈때 생겨서 붓고 고름이 나며 통증이 생기는등의 증세가 생긴다. 치료는 뜨거운 물에 30분씩 1일 3∼4회 담그며 염증이 심할때는 항생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염증부위에 항생제 연고를 발라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염증에서 자라는 세균에 저항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만일 위와 같은 치료법을 3∼4일 시행해도 효과가 없으면 외과적으로 수술해서 발톱의 3분의1 또는 전체를 뽑아버리게된다. 특히 예방이나 재발에 있어서 중요시할것은 절대로 발톱읕 짧게 깎거나 후벼파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손톱·발톱에는 거의 난치병에 가까운 곰팡이 병도 잘 생기는데 이 곰팡이 병은 치료약을 4개월정도 복용해봐도 잘 낫지 않을정도의 난치병이다. 이 곰팡이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고를 바르는 환자가 많은데 이 방법은 별효과가 없음을 주지해야 한다. 곰팡이 병은 치료가 잘안되고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경구약을 복용하는것이 아직까지는 최선의 치료법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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