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신진 미술작가 공모전 여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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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신진 미술작가 공모전을 연다.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한국화, 서양화, 사진, 판화, 조각, 공예 등 분야를 망라한다. 서울 남대문로 한은 화폐박물관(문의 02-759-4677)을 찾아 작품을 접수하면 된다. 사는 곳이 지방이라면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신인 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에 맞춰 신청자 나이는 만 40세 이하로 제한된다. 초ㆍ중ㆍ고교생, 대학교 재학ㆍ휴학생과 갤러리 소속 작가 역시 제외된다.
한은은 ‘작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10명 신진 작가를 선정, 다음달 27일 발표한다. 선정작은 오는 6~8월 한은 갤러리에 전시된다. 일부 작품은 한은이 구입할 계획이다.

한은은 창립 65주년을 기념해 신진 작가 공모전을 마련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3회째다. 2013년 5명, 2014년 10명 작가를 선정했다. 한은은 이전에도 비정기적으로 신인 미술작가를 발굴해왔다. 남다른 역사적 배경도 있다. 한은은 1950년대 조선은행이었던 시절부터 근현대 미술작품을 사들였다. 생활이 어려운 예술가 후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시책에 따라서다. 한은은 당시 대형 공모전에서 수상한 신인 작가 작품을 주로 매입했다. 시간이 흘러 이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고 작품 가치도 함께 올랐다.

한은 본관 1층에 걸려있는 김인승(1911~2001년)의 ‘봄의 가락’과 박항섭(1923~79년)의 ‘포도원의 하루’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과정에서 부도가 난 은행이 갖고 있던 작품을 넘겨받으면서 한은의 미술 컬렉션은 더 성장했다. 현재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1300여 점에 달한다. 작품 총 가치는 2013년 감정평가를 받은 가격을 기준으로 60억원 정도다. 보험료 산정을 위해 책정한 액수로 실제 가치는 더 높은 것이란 평이다.

조현숙 기자
[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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