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성 IS 인질 사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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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호 01면

미국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S가 인질로 감금하고 있던 미국인 여성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IS는 6일 요르단군의 공습으로 미국인 여성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IS “요르단 공습 탓” … 외신 “살해 뒤 책임 떠밀기”

아직 이 여성의 사망 사실이나 원인이 확인되진 않은 상태다. IS가 이 여성을 살해하고도 요르단군에 책임을 넘기려 한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IS가 인질들을 공습 목표 시설에 감금하고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선 지상군 파병을 포함해 IS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촉구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 공화당 강경파는 “지상군 투입 없는 공습만으로 IS를 격퇴할 수 없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상군 파병 결정을 압박했다. 2016년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1만 명 규모의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게이츠와 척 헤이글 역시 공개적으로 지상군 투입 필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군사전문가인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아랍 4개국, 프랑스 등과 함께 펼치는 공습만으로는 IS를 격퇴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실제 IS의 세력이 약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상군 파병 압박이 고조되자 일각에서는 “여성 인질이 IS에 의해 살해됐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파병에 신중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자국 기자인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 참수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반(反)IS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를 강조하며 해외에서의 과도한 군사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대신 이라크군과 시리아 온건반군을 앞세워 IS를 격퇴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IS는 성명을 통해 “사망한 인질의 이름은 케일라 진 뮬러이며 시리아 외곽 라카에서 요르단 공습으로 붕괴된 건물에 깔려 숨졌다”며 공습 현장으로 추정되는 폐허가 된 3층짜리 건물 사진을 공개했다. 시신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26세인 뮬러는 구호단체 요원으로 시리아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2013년 8월 IS에 인질로 붙잡혔다.

미국 정부는 “인질 사망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인질로 잡힌 미국인들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요르단 정부는 “우리 조종사(마즈 알카사스베)를 지난달 살해하고도 석방 협상을 벌였던 IS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외신들은 “요르단 조종사를 불태워 살해한 후 국제사회가 IS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뮬러를 살해하고 이를 국제연맹군 탓으로 돌리려는 IS의 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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