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거대 눈조각' 만드는 형제들 "사진 찍고 가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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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밖으로 달려나가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 살고 있는 바트(Barts) 형제는 일반적인 눈사람에는 만족하지 못했나 보다. 첫째 오스틴, 둘째 트레버 그리고 셋째 코너(Conner)는 올겨울 눈을 뭉쳐 바다거북 모양을 만들었다. 길이 3m, 넓이 9m. 크기도 거대하다.

바트 형제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매년 크리스마스 이후면 쌓인 눈으로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었다. 이 조각상은 모두 해양생물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올해 만든 바다거북의 이름은 ‘스내피(Snappy)’로 크리스마스 직후 시작해 지난 7일에 제작을 완료했다. 형제는 페이스북을 통해 완성하는 데 대략 300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형제는 11명의 이웃집 앞마당과 마을에 있는 테니스 코트에서 자신들의 집 마당까지 눈을 퍼 날랐다. 형제는 “우리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또 별다른 도구를 쓰지도 않았다”며 “우리가 사용한 것은 삽과 작은 썰매가 전부다”고 말했다.

첫째 오스틴은 미국의 예술 전문 웹사이트 보어드판다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이런 거대 조각상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플로리다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맨손으로 복어를 잡았고, 미네소타로 돌아온 뒤 쌓인 눈으로 그 복어 모양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형제가 2011년 처음 만든 작품은 거대한 복어였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바트의 눈 조각들(Bartz Snow Sculptures)’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오스틴은 “올해의 바다거북은 페이스북 팬들로부터 전달받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만든 것”이라며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도 바다생물을 주로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페이스북에 “올해는 어떤 것을 만드는 게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메일 주소와 함께 항상 아이디어를 기다린다는 멘트를 기재했다.

형제는 “우리 집에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가라”, “오후 10시에는 동네 가로등이 꺼져 사진이 나오지 않으니 그 전에 방문해라” 등의 글과 함께 집 주소도 공개했다.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 ‘좋아요’가 1만 개를 넘어섰으며, 이들의 거대 눈 조각은 CNBC, Fox9 등의 언론에도 소개됐다.

오스틴은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이 작업을 진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사실 나는 대학생이고, 트레버도 올해 대학생이 됐기 때문에 계속 이 작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린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생각이다. 이건 우리 형제의 전통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세부적인 부분에 강해지고, 요령이 생겨 잘 할 수 있게 된다. 그만두기에는 실력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유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바트의 눈 조각들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BartzSnowSculp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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