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한국영토″명기한 일 해군수로지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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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회 있을때마다 잡는 트집이긴 하나 최근 일본정부가 또다시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엉뚱한 주장을 펴 우리의 심사를 긁어놓은 마당에,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우기 그 입증자료가 우리측 아닌 일본측 자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관계기사2면>
최근 이종학씨(충무공연구가·수원거주)가 어렵게 입수한 자료는 일본 해군수로부가 발행한 역대수로지. 이 수로지는 일본학계에서도 『정부간행물로서 가장 권위있는』사료로 통하고 있다 이씨가 입수한 수로지는 ▲명치19년판(1886년) 『환영수로지』를 비롯하여 ▲명치27년판(1894년) 『조선수로지』 ▲명치32년판(1899년) 『조선수로지』 ▲명치40년판(1907년) 『조선수로지』 ▲명치44년판(1911년) 『일본수로지』 ▲대정9년판(1920년) 『일본수로지』 ▲소화8년판(1933년) 『조선연안수로지』 ▲소화20년판(1945년) 『조선연안간역수로지』 ▲소화27년판(1952년) 『조선남동안수로지』등 9편이다.
당시 발행된 수로지는 빠짐없이 모은 것인데 1886∼1945년 판까지는 해군수로부가, 1952년판은 해상보안청이 각각 발행한 것.
여기서 우리는 독도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터무니없는 조작의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즉1886년판부터 1945년판(6월)까지는 독도를 분명히 한국의 영토로 인정, 기술하고있으나, 1952년판에서 갑자기 독도내용을 삭제, 일본영토로 편입시킨 것이다.
최초의 수로지인 『환영수로지』(1886년판)제2권 제4편 「조선동안」 가운데 리앙쿠르열암, 즉 독도내용을 싣고 있다. 리앙쿠르 열암이란 1849년 프랑스배인 리앙쿠르호가 이 섬을 발견, 그 배의 이름을 따 붙인데서 연유된 것이란 내용과 함께 섬의 위치와 크기, 섬 사이의 거리등을 명시했다. 특히 이 2개의 바위섬은 갈매기 똥으로 항상 하얗게 덮여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독도에 대한 이러한 내용은 1894년판 『조선수로지』에는 물론 그후 1945년판까지 계속 싣고 있다. 다만 독도의 명칭이 1907년판부터 처음으로 죽도(Liancourt Rocks)로 바뀔 뿐이다.
결국 명치시대부터 1945년 해방직전까지 일본은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이의 없이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이 『무인도는 타국에 의해 점령됐다고 인정할만한 행적이 없다』면서 소위 무주물의 선점요건을 내세워 독도의 강탈을 노린 1905년 일본 각의의 결정이 얼마나 자가당착이고 기만에 찬 것인지 백일하에 드러나는 것이다.
종래 국내학계에는 1933년판 수로지의 내용만이 알려져 독도영유권 주장의 중요한 근거로 돼오다가 지난81년9월 역시 이씨가 45년판을 찾아낸 후 이번에 수로지의 전모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현종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수로지가 독도연구에 매우 중요한 사료라면서 이 사실에 주목했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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