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부패에 보르도 와인 쓴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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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의 반부패 개혁으로 프랑스 와이너리가 된서리를 맞았다. 유명 와인 산지 보르도의 ‘큰손’으로 통했던 중국 부자들이 부패 낙인이 두려워 와이너리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시절이었던 지난해 중국인을 새 주인으로 맞은 보르도 와이너리는 9㎢로, 보르도 와인 생산지의 20%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전했다. 중국이 수입한 보르도 와인은 43억5400만 위안(약 7700억원)어치에 달했다. 중국 부자들에게 프랑스 와인과 와이너리는 부의 상징으로 통했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와 같은 최고급 와인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3300만 달러 이상의 중국인 자산가의 40%가 와이너리 소유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목숨을 걸겠다”며 부패 척결의 날을 세우며 사치품 소비가 뚝 떨어졌다. 중국인들은 지난해 25개의 보르도 와이너리를 사들였지만 올해는 14개로 줄었다. 올해 중국인들이 보르도에서 사들인 와이너리의 최고 가격은 1000만 유로(약 134억원)로 지난해(2000만 유로)의 절반 수준이다. 2011년 영화배우 자오웨이(趙薇)와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쥐런그룹(巨人集團)의 스위주(史玉柱) 이사장 등을 필두로 불었던 와이너리 매입 거품이 꺼진 것이다.

 WSJ는 “중국 반부패 개혁 드라이브로 와이너리 매매가 급감한 것은 와인 문화가 상류층의 전유물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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