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가계지출 불황불구,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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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불황 속에서도 81년 한해동안 전국의 각 가계는 전체적인 씀씀이 규모가 연평균 소매물가 상승률을 넘을 정도로 크게 늘었으나 장신구·가구·가내서비스(가정부·파출부·사환)등 당장 필요치 않은 항목에 대해서는 지출을 훨씬 줄이거나 최대한 억제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4일 확정, 발표한 81년 GNP통계에 따르면 지난81년 한해동안 총 민간소비는 28조5천3백28억9천4백만원으로 80년에 비해 23·8%가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의 연평균소매물가 상승률 21·3%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1년 동안 지출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은 이자·보험료로서 80년에 비해 45·3%나 늘어났다.81년 중 공금이 수준이 80년보다 낮았는데도 이처럼 이자·보험료 지출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은행대출을 받아쓰거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다.
같은 기간 중 식료품비 지출은 26·8% 늘어나 전체 소비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은80년의 41·6%에서 81년엔42·6%로 높아졌다. 반면 전체 소비 중 유흥오락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년의 4·6%에서 81년에는 4·8%로 다소 늘어났다.
또 전체국민이 1년 동안 술 마시는데 쓴 돈은 무려1조4천5백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2% 늘어났고 담배를 사 피우는데 쓴 돈도 1조l천2백84억원으로 역시 지난해보다 25·5%나 크게 늘었다.
반면 책을 사보거나 신문을 구독하는데 쓴 돈은 이보다 훨씬 적은 2천9백23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이처럼 전반적으로 각 항목의 소비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독 씀씀이가 줄어든 것은 장신구(보석·귀금속 등), 가구집기(가구·커튼·침구 등), 가내 서비스(가정부·파출부·가정교사)등 3항목으로 불황 속에서 당장 필요치 않은 지출은 뒤로 미루는 소비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가내서비스 지출이30·6%나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은 파출부 등을 부르지 않고 직접 가사를 돌보는 주부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과외금지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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