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지망을 믿지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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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일대학내 복수지망제도로 수험생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서울대를 비롯, 53개대학이 동일대학내에서 3지망까지를 허용하고있다. 나머지 45개대학중 37개대학이 2지망까지를 허용, 만일 학과 또는 계열만을 지망할 수 있도록한 대학은 소규모 8개대학뿐이다.
다만 복수지망의 경우도 인문-자연의 계열을 교차지망할 수는 없고, 대학에 따라서는 복수지망을 제한하는 학과나 계열이 있는 곳도 많다.
어떻든 98개대학중 90개대학이 2 또는 3지망까지를 허용하고있다. 그렇다고 합격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 이를 믿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경북대등 48개대학이 1지망자로 모집인원의 1백%를 우선 선발하고 고대등 5개대학이 90%를 우선 선발한다. 따라서 모집인윈 미달사태가 없는한 1지망낙방자가 2 또는 3지망에서 합격의 기회를 갖는다는 기대는 사실상 하기 어렵다.
부산대등 모집인원의 80%를 1지망자중에서 우선 선발하는 21개대학과 서울대등 70%를 l지망자로 충원하는 9개 대학에서도 2 또는 3지망학과에서의 경쟁은 합격선의 점수차가 10∼20점이 넘지않는한 오히려 1지망에서 보다 어려울수 밖에 없다. 모집인원의 나머지 20∼30%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입시에서 학력고사성적 2백60점대 수험생의 상당수가 서울대에서 낙방한 것도 복수지망을 과신한 나머지 법대를 1지망으로 하고, 그 점수로 1지망이었으면 들어갈수있는 학과를 2 또는 3지망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복수지망제는 따라서 대학측의 미달대비책으로는 완벽하지만 수험생의 합격을 보장하는 안전판은 아니다. 우연히 2 또는 3지망학과에 미달현상이 나타났을 때는 합격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겠지만 그렇지않을 경우 거기에 합격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82학년도 일부대학 입시에서 인기, 비인기학과 합격선이 예상과 반대현상을 보여 오히려 상당수의 수험생이 2, 3지망으로 했던 인기학과에 합격할수 있었던 것은 지나친 안전위주지원이 인기학과 미달사태를 빚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다가오는 입시에서도 그같은 사태를 기대하면서 2, 3지망합격을 노린다는 것은 모험이다.
특히 83학년도부터 대학지원서는한장만 쓸 수 있다. 마감후 그같은 기대가능성을 파악하고 응시대학을 올해처럼 선택할 수가 없도록 돼있다. 1장의 원서로 합격판정을 얻어내야하고, 승부를 거기에걸어야한다. 복수지망제를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2,3지망을 과신하고 1지망을 가볍게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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