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정수 맛보세요" 엄청 웃기는 로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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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카일 개스(左), 잭 블랙(右)

자칭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밴드’가 한국에 온다. 이들의 목표는 록 음악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다. 웬 호들갑인가 싶지만 미국 배우 잭 블랙(45·보컬)의 ‘테네이셔스 D’라면 가능하다. 잭 블랙이 누구인가. 뻔뻔할 정도로 자신감 넘쳐 허풍까지 믿게 만드는 루저 연기의 달인 아니던가. 한국에선 영화 ‘스쿨 오브 록’ ‘킹콩’ ‘쿵푸팬더’ 등으로 익숙하지만 실은 “24시간 내내 록이 고프다”고 말할 정도로 뼛속까지 로커다.

 1994년 배우 카일 개스(54·기타)와 밴드를 결성해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세계 유명 록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첫 내한을 앞두고 e메일을 주고받았다. 그에게 “한국인은 당신이 로커인지 잘 모른다”고 운을 띄웠다.

 “나는 늘 록 스타가 되고 싶었다. 20년 전 카일을 만나 친구가 됐다. 우린 록을 사랑했고, 카일의 아파트에서 곡을 쓰며 준비했다. 비빔밥을 예로 들면, 내가 밥과 채소고 카일이 고추장이었다.”

 테네이셔스 D가 첫 앨범을 낸 것은 2001년이다. 동명의 TV쇼에서 코미디와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다가 정식 앨범까지 발표했다. 장난처럼 시작한 듯 보이지만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과 더스트 브라더스 등 유명 뮤지션들이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어쿠스틱 기타로 강력한 록 사운드를 빚어내 평단의 호평도 받았다. ‘19금’ 유머와 재기 넘치는 패러디가 만담처럼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3집 ‘라이즈 오브 더 피닉스(Rize of the Fenix, 2012)는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코미디 앨범 후보에 올랐다.

 “ 우리 음악은 다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독특한 영역이 있다. 우리처럼 재미있게 록을 하는 밴드를 보기 힘들 거다. 우리는 록의 정수를 즐길 줄 안다.”

 밴드는 늘 세계 최고의 곡을 찾아다니고 있다. 1집 수록곡 ‘트리뷰트’ 가사에 따르면 악마에게 최고의 곡을 뺏겼기 때문이다. 잭 블랙에게 최고의 곡을 찾았냐고 묻자 “우리는 늘 위대한 것을 찾아다닌다”고 답했다. 자칭 최고의 밴드는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까.

 “우리가 천재들인지, 풍차를 따라다니는 무모한 사람들인지는 시간이 증명할 거다.”

 이들의 내한공연은 오는 5~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9만9000원~12만1000원. 02-563-0595.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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