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로부터 빛 되찾은 회갑 기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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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빛’특별전에는 전통적인 촛대와 등잔에서 국내 초창기 전등에 이르는 등화구들이 선보인다. 위에서부터 해태받침촛대, 조족등, 초창기 전구와 소켓, 안전촛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8월3일부터 10월10일까지 '빛' 특별전을 연다.'어둠'이었던 일제로부터 벗어난 '빛' 세상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빛과 관련된 각종 유물과 사진 등을 통해 실생활에서 추상적 상징에 이르는 빛의 의미를 두루 짚어보는 자리다.

전시품은 전통시대의 등잔에서부터 근대의 전등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불을 밝히는 데 쓰이던 250여건 350여점의 등화구. 대부분이 한국전력공사의 전신인 경성전기에서 수집된 것이다. 1973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된 국내 등화관련 최대 컬렉션이기도 하다. 30년대 경성전기에 근무하던 일본인 기시켄(岸謙)이 모은 유물 1226점 중에서 골라 이번에 전시한다. 1848년 순조비인 순원왕후의 육순잔치의 장면을 그린 '무신년진찬의궤'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와룡촛대.목룡촛대.화촉을 비롯해 좌등.제등.초롱 등에다 가스등.석유등을 비롯해 초창기의 각종 전등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 땅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다양하게 바뀐 30년대 '빛의 문화'와 관련된 미공개 사진 54장도 선보인다. 사진은 초창기 실내 전등과 가로등, 37년 서울.평양.수원 등지에서 열렸던 조명전시회, 창경궁 밤벚꽃 놀이 등을 담고 있다.

개막 전날인 8월2일 오후 7시50분부터 박물관 건물인 제수합의 청운교와 백운교 앞 광장에서 전깃불 점등행사를 한다. 1887년 국내 최초의 점등행사를 재현하는 것이다. 당시 에디슨 전기회사가 건천궁앞에 세워진 세쌍의 가로등에 증기기관식 발전기를 이용해 불을 처음 켰다.이 행사는 8월14일과 15일에도 열린다.

민속박물관은 8월14일부터 10월9일까지 일요일 오후 2~5시 '접등'을 비롯한 등화구 만들어보기 등 체험교육을 9차례 한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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