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三 … 우상과 좌하가 서로 다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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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 토너먼트> ○·이세돌 9단 ●·랴오싱원 5단

제2보(13~20)=화점은 3三이 큰 자리다. 뿐만 아니라 근거의 요처이기에 초급자는 침입이 두려워 3三을 빨리 지켜두고 싶어 한다. 초급자만 그런 건 아니다. 고수에게도 3三은 만만찮은 동네다. 

 오늘은 3三이 초점이다. 좌하 백은 A를 두지 않는데 흑은 왜 우상에서 19를 두어 자신을 지키나? 

 답은 ‘참고도’에 있다. 좌하 흑1에는 백이 손을 빼도 아직 여유가 있다. 공격 받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우상은 다르다. 백2가 오면 흑 두점이 당장 공격을 받는 형편이다. 왜 그런가. 우상 흑은 변으로 벌릴 여유가 없다. 하지만 하변 백은 변으로 두 칸 벌릴 여유가 남아있다. 초점은 우변과 하변의 조건이 서로 다른 데 있다.

 조건을 하나 더 다루자. 좌하 백은 백A, 흑B를 먼저 교환해도 좋지만, 오늘과 같은 여건에서는 백이 불만이다. 흑B는 좌변에서 흑이 아래 위 전개를 한 수로 이루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좌변도 넓고 하변도 넓은 오늘과 같은 경우 백은 손을 빼는 것도 좋다.

 요약하면 우상과 좌하에서 3三이 큰 자리임은 똑 같다. 하지만 급한가 여부는 다르다. 주변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상 20은 이처럼 높이 둘 자리. 좌상 백이 3선에 있으니 4선에 두어 고저(高低)를 맞추는 게 효율적이다. 모양 날렵하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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