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기보다 어깨가 무거워요"|곽선옥 어깨부상 딛고 대표팀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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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가의 부름이니 따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제가 얼마나 잘 해낼는지 걱정부터 앞서요.』
대표팀 복귀의 소명을 받고 2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장신 공격수 곽선옥(22·1m80cm·66kg·미도파) 은 기쁘다기보다는 차라리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곽의 대표팀 복귀가 전격적으로 결정되기는 지난달 26일. 그 동안 NHK배, 한-일정기전을 치르면서 한국여자배구가 거포 부재, 팀 리더의 결여 등의 절실한 취약점을 곽선옥으로 메워 오는 세계선수권대회(9월·페루), 아시안게임(11월·인도)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원주여중 2년 때 처음 배구와 인연을 맺은 곽은 그후 한양여고를 거치면서 여고3년 때인 지난 π년 국가대표선수로 발탁, 두각을 보인 이래 지난3윌 왼쪽어깨 부상으로 대표팀을 사퇴하기까지 만 5년간이나 줄곧 주전공격수로 맹활약해 왔었다.
그 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한 횟수만도 무려 15차례. 그러나 곽은 지난해 12월 디나모 대회 (네덜란드)이후 그 동안 아팠던 왼쪽어깨가 악화, 대표팀을 떠나야만 했다.
치로가 다소 효험이 있어 지난 4월의 2차 실업연맹전에 출전했으나 이것이 또 무리여서 주사를 맞고 코트에 나서기도 했다.
곽의 강점은 게임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 이에 대처하는 노련미와 블로킹, 타임을 맞춘 뛰어난 수비가 끈질긴 치료결과로 지난달 31일 폐막된 제37회 종별선수권대회에 거는 블로킹 외에도 날카로운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 장신거포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면서 미도파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곽의 대표팀 복귀가 얼마나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지는 아직 미지수. 하지만 대표선수 중 최장신인만큼 오픈강타의 결여를 보강할 수 있고 특히 남자배구의 장윤창 처럼 왼손잡이여서 블로커를 피하는 순간적인 이동속공에 강점이 있다고 배구 계에서는 곽의 부상 완쾌후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
여자대표팀의 전호관 감독은『선옥이는 어느 위치에서건 제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전천후 요격기』라면서『최근 들어 오른쪽 강타가 제법 힘이 붙은 데다 기량도 몰라보게 급성장, 왼쪽의 이은경과 더불어 대각선 포진을 짠다면 다양한 공격패턴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성적이긴 해도 훈련엔 남달리 성실한 곽은 곽영달씨(55·회사원)의 2남2녀 중 장녀.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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