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등한 관계로「버릇없는 아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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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리처드·워커」주한미국대사는 6일『한-미 관계는 과거처럼 미·중공 또는 미일 관계의 부수적 관계로 파악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한-미수교 1백주년을 맞은 현시점에서 미국은 한국의 존엄성, 역사적 특성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대등한 관계로 한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대사는 이날 저녁언론인 친목단체인 요동클럽이 주최한 정예 관훈 토론회에 참석, 『한-미 양국은 한국이 공업국가로 급성장 함에 따라 공통의 동기와 목적을 갖게 됐으며 앞으로의 수교 2세기는 생산적이고 만족할 만한 관계로 발전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커」대사는 최근의 반미성명에 대한 견해 및 반체제 측에 대한 자신의 문제발언 경위 등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
다음은「워커」대사와의 일문일답 요지.
-지난 2월 콜롬비아주의 더 스테이트지 와의 회견에서 한국의 반정부데모학생들을『버릇없는 아이들』(Spoiled brats)이라고 한 경위.
『고향신문의 젊은 기자와 회견했는데 한국의 학생운동에 관해 물 어와 지난 60년대 초와 80년대 초의 사회변화를 겪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있어 학생데모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한 택시운전사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다.
장래를 짊어질 젊은 학생들을「버릇없는 아이들」이라고 얘기한 바도 없고, 장차도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택시운전사의 말을 인용한 것은 전적으로 온당치 못하다. 하지만 최근 부산 미문화원방화사건처럼 동료학생을 볼에 타 숨지게 한 행위를 보면 오히려「버릇없는 아이들」이란 표현이 미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달 26일 방한했던「부시」미 부통령이 국회연설에서『미국은 한국에서 환영받는 동안만 강력한 세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미문화원사건과 관련한 한국에 대한 경고인가.
『기본적으로「부시」부통령에게 직접 물어 볼 문제이지만 특별히 숨져진 의미는 없다고 본다. 미국이 한국에 와 있는 목적, 이 지역에서의 역할을 분명히 나타낸 훌륭한 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뉴욕타임즈나 윌스트리트 저널 등 이『한국에서 반미감정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반미감정이 왜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가.
『일부 미국언론보도를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최근의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이나 반미성명 등은 언론이 너무 크고 민감하게 다뤘다고 본다. 다만 한미관계가 특별한 관계이고 한국이 미국의 안전보장 속에 들어 있어 전쟁을 치른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는 한미관계를 보호국·피보호국의 관계로 오해하는 데서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일부 성직자들이 성명에서 귀하와 「위컴」주한UN군사령관의 소환을 요구한데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명단에 발표된 42명 모두가 서명한 것도 아니고 그들이 광범위한 교회 전체를 대표한 것이라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나나 「위컴」사령관은 미합중국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미국을 위해 봉직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 경협은 한반도안정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안정에 긴요하다는 차원에서 제기된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한 견해는.
『한-일 경협문제는 양국간의 미묘한 문제여서 기본적으로 두 나라 사이에 해결될 성질의 것이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이 문제가 원만히 타결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발발 가능성은.
『한국군의 장비현대화계획 등으로 한반도평화는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 김일성의 사고는 합리적 기준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정신상태이기 때문에 약점으로 간주되는 어떠한 허점도 보이지 않도록 항상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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